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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데,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

나는 올해 서른둘이다.
이 나이면 결혼 얘기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게다가 나한텐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확고하다.

그래서 결혼을 이야기했다.
여자친구도 처음엔 “좋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조금씩 현실적인 얘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어느 날부터 여자친구의 태도가 달라졌다.
뭐랄까… 약간 불안한 눈빛.
“우리 너무 빨리 결혼하려는 거 아닐까?”
“엄마가 반대하셔…”

그 말이 나올 줄 몰랐다.
나는 여자친구와 나, 우리 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
결혼이라는 건… 가족과 가족이 합쳐지는 일이기도 하니까.

여자친구 어머니는 우릴 걱정하셨다.
너무 이른 결정 아니냐고.
그런 큰일을 너희 둘이만 결정하는 게 맞냐고.
그 말, 이해한다.
하지만 솔직히 좀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또 여자친구가 말한다, “하자고.”

그렇게 한동안 결혼 얘기를 안 꺼냈다.
나도 참고, 여자친구도 고민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전.
여자친구가 다시 말하더라.
“아빠랑 얘기하다가 아버지가 무작정 미룬다고 언제 결혼할지도 모르니, 일단 준비하면서 어머니를 설득해보래 난 오빠랑 결혼하고 싶어.”

그 말 듣고 솔직히 너무 기뻤다.
근데… 기쁜 만큼 불안도 따라왔다.
'이번엔 진짜일까?'
'또 마음이 바뀌는 건 아닐까?'
'혹시 또 어머니가 뭐라고 하시면, 다시 흔들리는 건 아닐까?'


내가 바라는 건 큰 게 아니다

나는 돈 많고 화려한 결혼식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내년에 해야 한다는 조급함도 없다.

그냥, 내가 진심이라는 것.
그 마음을 믿어줬으면 좋겠다.

여자친구 아버님은 내 얘기를 들으시고
“포부도 있고, 딸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고 해주셨다.
그 한마디에 숨이 좀 트였다.
적어도 누군가는 내 마음을 봐주고 있다는 느낌.


문제는… 내 여자친구가 아직 완전히 나를 믿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물론 그녀도 고민 많을 거다.
나 혼자만 불안한 건 아니겠지.

근데 마음이라는 게 그렇다.
한 번 흔들리면,
그다음엔 언제 또 바람 불까 걱정하게 된다.

지금 “하자”고 해도,
다음 주엔 또 “미안, 다시 생각해보니까…”
이런 말이 나올까봐, 솔직히 무섭다.

나는 진심인데,
그 진심이 계속 기다림으로만 소비되는 게 아프다.


결혼은 둘이 하는 건 맞는데, 때론 혼자 준비하는 기분이다

이 관계가 불안정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분위기가 날 그렇게 만든다.

나만 먼저 앞서가고 있는 기분.
나만 진지하고, 나만 확신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묻고 싶다.
정말로…
지금 이 마음, 너도 나만큼 무겁게 쥐고 있는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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